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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

마당에 핀 꽃을 보며 드는 생각 매년 이맘때면 우리집 마당에 피는 꽃이랍니다. 꽃 이름은 꽃무릇. 왜 하필 이름이 꽃무릇일까요? "꽃이란 무릇 이렇게 고와야 하느니라!" 그래서 꽃무릇일까요? 아무튼 꽃무릇이 활짝 핀 걸 보니 이제 완연한 가을이겠군요. 날씨도 이제 제법 가을다워졌습니다. 그렇죠? 얼마 전까지만 해도 점령군 같은 여름이 물러날 줄 몰랐지요. 올여름은 유난히 더운 데다가 길었습니다. 보통 8월 중순을 넘기면 질긴 여름도 한 풀 꺽이기 마련인데, 올여름은 그 기세가 멈출 줄을 몰랐지요. 9월 말이 되어서야 이제 겨우 꼬리를 내리고 후퇴할 모양입니다. 내년을 기약하며…. 물러가는 여름을 배웅하는 우리 마음도 한결 풍성해졌습니다. 도무지 올 것 같지 않던 가을이 마치 밤사이 몰래 진주해들어온 해방군처럼 그렇게 여름을 몰아내고 세.. 더보기
방사선검사 때문에 예쁜 우리딸 지울뻔한 사연 가을이다. 가을은 결혼시즌이다. 나도 가을에 결혼했다. 그러나 결혼을 갑자기 결정하는 바람에 다른 팀에 밀려 10월에 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찬바람 들기 시작하는 11월에 마산 완월성당에서 결혼식을 올렸다. 성당에서 하는 결혼식은 절차가 좀 까다롭다. 미리 교육도 받아야 한다. 성교육이었나? 무슨 교육을 받았는지 기억은 하나도 안 난다. 1995년 11월 5일이 결혼기념일이니 벌써 십년하고도 몇 년이 흘렀다. 그런데 결혼을 하고도 한 동안 아이가 생기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 무슨 문제가 있는 것일까? 서로 말은 못하고 답답했다. 그런데 어느 날 문득 거실 TV위에 앉아있는 작은 달력에 눈이 갔다. 거기에는 빨간 사인펜으로 동그라미들이 그려져 있었다. 숫자들에 그려진 동그라미. 처음에 나는 그 의미를 알지.. 더보기
개천절에 무학산을 정복하다 개천절에 무학산 등산을 했습니다. 아주 오랜만에, 아니 사실은 평소에 거의 하지 않던 등산을 했습니다. 물론 개천절 기념 등반 이런 건 절대 아니었습니다. 제 아내의 대학 과선배(1년 선배고 저는 처형이라고 부릅니다)가 같이 가자고 해서 따라 나선 것입니다. 그 처형은 진해 웅진씽크빅 지국의 장님이십니다. 원래 부산에서 지사장으로 있었는데, 집에 어르신이 몸이 안 좋으셔서 일부러 지국장으로 좌천해서 낙향(?)했다고 합니다. 어쩌면 진짜로 좌천된 것인지도 모르지만, 효심이 갸륵해서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 개천절이라 함은 하늘이 열렸다 이런 뜻이겠지요. 단군께서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기 위해 신시를 여신 날이라지요. 그 높고 큰 뜻을 어찌 알겠습니까만, 우리 같은 백성들이야 하루 쉴 수 있어 좋고 특히 이번.. 더보기
목욕탕에서 만난 낯선 남자 더보기